
고양이 한 마리가 저를 30개까지 끌고 갔습니다
처음부터 30개를 목표로 잡은 건 아니었어요.
AI로 동물 영상을 만들기 시작한 건 순전히 우연이었습니다. 이것저것 AI 부업 실험을 하던 중에 "동물이 사람처럼 행동하는 영상"이 해외 쇼츠에서 엄청 잘 된다는 걸 봤거든요.고양이들이 서로 불륜을 일으키고 실험하고 그런 자극적인 내용들이 인기더라고요.
저는 그걸 반대로 이용해서 귀여운 영상을 만들고 싶었어요
강아지가 넥타이 매고 출근하고, 고양이가 안전모 쓰고 공사장 가는 그런 콘텐츠요.
마침 Kling AI나 Runway 같은 툴로 동물 영상 생성이 꽤 그럴싸하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됐고, 편집은 CapCut으로 붙이면 되니까 진입 장벽이 낮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영상으로 고양이 출근길을 만들었어요. 고양이가 가방 메고 지하철 타고 회사 가는 내용이었는데, 생성하고 나서 저도 혼자 보면서 웃었을 정도로 귀엽게 나왔거든요.
그 영상이 올리자마자 조회수가 오르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100, 그다음 날 300, 그러더니 사흘 만에 1,000을 넘었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숫자였어요. 그때 든 생각이 "아, 이게 되는 포맷이구나"였고, 그 흥분이 저를 20개까지 끌고 간 거예요.
만들면서 느낀 것들
첫 영상이 잘 되고 나서 바로 후속작을 만들었어요. 이번엔 강아지 공사장 출근이었습니다.
안전모 쓰고 삽 들고 일하는 골든 리트리버. 생성 퀄리티도 나쁘지 않았고, 첫 영상이랑 비슷한 느낌이라 자신 있었어요.
근데 결과는 조회수 200대였어요.
처음엔 "그래도 200이면 나쁘지 않지"라고 생각했는데, 1,000 넘는 걸 먼저 봐버리니까 200이 왠지 실패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이상하죠. 예전이었으면 200도 대단하다고 했을 텐데.
그다음부터 이런저런 동물로 확장해봤어요. 토끼가 카페 알바 하는 영상, 햄스터가 편의점 계산하는 영상, 곰이 헬스장 트레이너로 일하는 영상... 소재 자체는 ChatGPT한테 "동물이 사람 직업 갖는 아이디어 20개 뽑아줘" 하면 줄줄 나왔고, 영상 생성도 점점 손에 익었어요.
15개쯤 만들다 보니 패턴이 생겼는데, 고양이 관련 영상이 다른 동물보다 확실히 반응이 좋았어요. 고양이 소재면 100~300, 다른 동물은 50 이하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유튜브에서 고양이 콘텐츠가 워낙 강세이긴 한데, 직접 데이터로 보니까 차이가 확 느껴졌어요.
20개를 넘어가면서 솔직히 좀 지쳤습니다. AI 영상 생성이 빠르긴 한데 프롬프트 짜고, 생성하고, 마음에 안 들면 다시 뽑고, CapCut에서 편집하고, 자막 붙이고 하다 보면 한 개에 한 시간 가까이 걸릴 때도 있거든요. 처음엔 재밌었는데 30개 가까이 가니까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조회수 현황 솔직하게 공개합니다
30개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총 조회수: 약 4,200회
- 구독자: 31명
- 1,000 이상: 1개 (고양이 출근길, 첫 번째 영상)
- 300~999: 3개
- 100~299: 7개
- 100 미만: 19개
보시면 알겠지만 완전히 역피라미드예요. 첫 영상 하나가 전체 조회수의 4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29개가 나머지를 나누는 구조입니다.
구독자 31명은 처음 생겼을 때 기뻤는데, 대부분 첫 영상 직후에 구독한 분들이에요. 그 이후로 영상 올릴 때마다 1~2명씩 늘다가 최근엔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그래도 이전에 정보성 쇼츠 만들 때랑 비교하면 확실히 다른 점이 있어요. 그땐 30개 올려도 총 조회수가 몇 백이었는데, 동물 영상은 그보다는 훨씬 나아요. 포맷 자체는 맞는 방향인 것 같다는 느낌은 있습니다.
예상이랑 달랐던 점들
첫 영상 바이럴이 독이 되기도 했어요.
첫 고양이 영상이 잘 되고 나서 기대치가 높아진 게 문제였어요. 매번 영상 올릴 때마다 "이번엔 1,000 가나?" 하고 열어보는데, 두 자릿수가 뜨면 괜히 기운이 빠졌습니다. 냉정하게 보면 두 자릿수 조회수도 시작치고 나쁜 건 아닌데, 첫 영상이 기준점이 돼버리니까 상대적으로 전부 실패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같은 포맷인데 왜 반응이 이렇게 다를까, 한동안 이게 제일 이해가 안 됐어요.
고양이 출근길이랑 강아지 공사장 출근이랑 형식은 거의 똑같은데 조회수가 5배 이상 차이 나는 거잖아요. 분석해보니까 차이는 두 가지였어요. 하나는 영상 생성 퀄리티, 첫 영상은 고양이 움직임이 자연스러웠는데 이후 영상들은 AI 특유의 어색한 동작이 더 많이 보였어요. 생성 툴에 익숙해졌다고 방심하고 퀄리티 체크를 덜 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하나는 첫 1~2초인데요. 첫 영상은 고양이가 가방 메는 장면이 딱 시작부터 나왔는데, 이후 영상들은 배경 깔리고 나서 동물이 나오는 식이었거든요. 그 차이가 클릭률에 영향을 준 것 같아요.
AI 영상이 생각보다 금방 티가 나요.
처음엔 "요즘 AI가 이렇게 잘 만드는데 사람들이 모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댓글 보면 "AI네 ㅋㅋ"라는 반응이 꽤 있었어요. 신기하게도 그 반응이 부정적이지만은 않았어요. "AI인데 귀엽다", "어떻게 만든 거예요?" 같은 댓글도 있었거든요. AI 영상이라는 게 오히려 하나의 특징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앞으로 이렇게 해볼 생각입니다
30개를 통해서 가장 크게 배운 건 "포맷보다 퀄리티가 먼저" 라는 거예요. 동물 출근 포맷 자체는 통하는데, 그 안에서 영상 퀄리티 차이가 조회수를 가르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앞으로는 영상 수를 줄이더라도 한 개 한 개를 더 꼼꼼하게 만들 생각이에요. AI 생성 결과물을 그냥 올리는 게 아니라 여러 번 뽑아보고 제일 자연스러운 것만 쓰는 방식으로요.
그리고 고양이 쪽으로 좀 더 집중해보려고 해요. 데이터가 이미 나와 있으니까요. 다른 동물도 섞겠지만, 고양이 콘텐츠 비중을 높이고, 소재도 출근길 말고 퇴근길, 야근, 회식 같은 직장인 공감 요소로 넓혀볼 계획입니다.
채널 방향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느낌이에요. 아직 갈 길이 멀었어요.
고양이 영상 만들어 보신 분 있으세요? 다른 동물이랑 반응 차이 느끼셨나요? 댓글로 얘기 나눠요